이능력 흥신소와 분실관리국. 찾는 자들과 지우는 자들이 같은 도시에서 매일 서로의 일을 망친다. 그 열 자리를 함께 채울 사람을 찾는다.
겉보기에는 그냥 1980년대다. 골목마다 다방 간판이 걸려 있고, 퇴근길에는 포장마차에 앉는다. 공중전화 앞에 줄을 서고, 삐삐가 울리면 아무 가게에나 들어가 전화기를 빌린다. 카세트테이프를 뒤집어 가며 듣고, 아침이면 신문이 대문 안으로 들어온다.
그 평범한 도시 아래에 또 하나의 세계가 있다. 아주 드물게, 특별한 힘을 타고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능력자다.
능력은 사람마다 완전히 다르다. 같은 계열이라도 발현 방식이 같은 경우는 없다. 남의 기억을 읽는 사람과 남의 기억을 지우는 사람이 같은 동네에 살면서, 서로를 모른 채 늙어 죽기도 한다.
정부는 이능력자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국회에서 물어도, 신문이 캐물어도 답은 같다. 그런 것은 없다.
그런데 이능력과 얽힌 사건을 처리하는 조직은 둘이나 있다. 하나는 돈을 받고 일하고, 하나는 예산을 받고 일한다.
흥신소는 죽은 사람을 찾지 못한다. 능력이 약해서가 아니다. 아무리 강한 추적자가 죽은 자를 떠올려도 시야에는 어둠조차 뜨지 않는다. 애초에 신호가 없다.
분실관리국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통째로 세상에서 지워온 국장조차, 이미 죽은 자의 죽음만큼은 지우지 못한다. 시신은 남고, 장례는 치러지고, 유족은 기억한다.
어떤 이능력자도 죽은 자에게 능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다. 마치 죽음만은 이능력의 관할 밖에 따로 놓여 있는 것처럼.
“왜 죽음만은 찾을 수도, 지울 수도 없는가?”
서로 총을 겨누는 두 조직이 결국 같은 질문 앞에서 만난다. 이 합작은 그 질문을 향해 간다.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국가에 소속되지 않은 민간 이능력자 집단. 경찰이 손 놓은 사건부터 남에게 말 못 할 개인적인 부탁까지, 돈만 내면 찾아준다. 실종자, 도난품, 숨겨진 장소, 잃어버린 기억, 아무도 기억하지 않게 된 오래된 사건의 진실까지.
규칙은 딱 하나다. 죽은 사람을 찾아달라는 의뢰는 받지 않는다. 접수비도 받지 않고 돌려보낸다.
모든 진실이 세상에 알려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공식 조직처럼 보이지만 존재 자체가 극비인 특수기관. 이능력으로 발생한 사건 중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되는 것들을 처리한다.
위험한 이능력자가 발견되면 숨긴다. 목격자가 생기면 기억을 관리한다. 존재해서는 안 될 물건이 발견되면 기록을 지운다. 필요하다면 대상 자체를 세상에서 없애버린다. 죽이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찾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악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뚜껑을 덮어야 도시가 굴러간다고 믿는다.
둘은 선과 악이 아니다. 능력이 하나씩 정확히 맞물려 있어서 한쪽이 움직이면 반드시 반대쪽이 따라 움직인다. 싸우다가도 같은 사건 앞에서는 손을 잡는다.
능력과 직책은 정해져 있지만 이름, 나이, 외형, 과거, 말투는 전부 지원자가 만든다. 설정 위에 자기 캐릭터를 얹는 방식이다.